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일본 여행 1 - 오사카 입국
    My Favorite/일본 여행 2023. 12. 31. 23:07
    반응형

     

    겨울에는 어디로 떠나볼까.. 제법 오랫동안 고민했었던 것 같다. 결국은 가장 만만해보이는 일본으로 정하고, 몇몇의 도시를 탐방하는 형식으로 계획을 세웠다. 아이 방학과 동시에 오사카-교토-하코네-도쿄 의 루트로 떠난다. (실제 아이의 방학 시점에 착오가 있었어서, 어쩔수 없이 체험학습 신청서를 작성해야 했다.)

     

    사실 떠나기전에는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대략 20여년 전에 나의 첫 해외여행지가 도쿄였고, 오사카도 가본 경험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문화를 좋아했었고, 아주 약간의 생존 일본어도 가능했어서 그런지, 다른 여행지보다는 왠지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정말 오랫만에 여행가는 느낌이다.  

     

     

    엔저 현상이다 뭐다 해서, 올해 일본으로 여행가는 한국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해서, 조금 서둘러 공항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는 한적했다. 수화물도 퀵하게 부칠 수 있었다.

     

     

    사실 일본여행을 결심하고 계획할때에는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았다. 실제 많이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교통편이 복잡하고, 4곳의 도시에서 보름 정도의 날짜를 어떤 컨텐츠로 구성할지, 사실 약간 막막하긴 했지만, 언제나처럼 대략적으로만 머리속에 집어넣고, 현지에서 약간의 즉흥성을 발휘해 보기로 했다. 

     

     

    공항에서 점심을 먹을까말까 고민했다. 어차피 기내식이 나올테지만, 그래도 여행기간 중에는 모든 음식이 다 뱃속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햄버거로 간단히 배를 채우기로 했다.

     

     

    정말 오랫만에 와 본 공항인 것 같다. 신나게 떠나보자.

     

     

    아시아나항공 이코노미석으로 예약했다. 연말 성수기라 그런지 티켓값은 비싼 편이었다. 인천-> 오사카, 도쿄 -> 인천. 두 노선 합쳐서 대략 인당 50만원 정도 지불했다.

     

     

    잘 날아간다. 거의 날아오르자마자 기내식이 나온다. 옵션 없이, 단일 메뉴로 먹어야 한다. 맥주도 없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금새 도착할때가 되었다. 빨리 와서 좋긴 하지만, 떠나왔다는 느낌이 좀 약하긴 하다.

     

     

    간사이국제공항에 내려서 사람들을 따라 입국 수속을 하러 간다. 수속은 제법 시간이 걸렸다. 사람도 많았지만, 실제 법무부 직원들도 꼼꼼하게 확인하는 듯 했다.

     

    수속이 끝난 후, 사전에 대충 파악해둔 노선대로 숙소로 간다. 일본 열차는 너무 체계가 어렵다. 이걸 완벽히 정리해두면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냥 구글맵에 의존하게 된다. 실제로 구글맵도 이 어려운 열차 체계를 완벽히 이해해서 솔루션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오사카 시내로 가는 여러 열차중 난카이 급행열차 라는 것을 타게 되었다. 매표소에서는 친절한 아주머니가 응대해 주셨다. 카드도 가능했고, 한국어 안내문도 잘 되어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수많은 캐리어 부대들과 난바역까지는 잘 갈 수 있었다. 

     

     

    난바 역에서는 정신이 살짝 없어졌다. 이코카라는 교통카드를 구입해야 했고, 현금도 적당량 뽑을 계획도 했었는데, ATM 찾기가 어려워서, 그건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사람이 너무 많고, 짐도 무겁고, 체력과 정신력의 방전으로 정신을 못차렸다. 당연히 길도 중간에 좀 헤매기도 하고, 환승 과정에서는 지하철 직원분들의 도움도 받아야 했었다.

     

    어떤 여행이던지,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이런 상황이 가장 큰 고비인 것 같다. 

     

    그래도 정말 겨우겨우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오사카조코엔 역에 도착했다.

     

     

    뉴 오타니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이 곳은 일단 첫인상이 너무 좋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맞이하게 된 오사카의 첫 장면은 앞이 뻥 뚫려 있어서, 오면서 헤매던 피로함을 한 방에 날려 주었다. 왠지 공기도 청량하게 느껴진다.

     

    근데 사실 눈 앞에 보이는 호텔로 가는 길도 살짝 헤메긴 했다. 

     

     

    제대로 길을 잡아 가는 길에, 조테라스 라는 아케이드도 있다. 편의점, 식당들도 있고, 스벅 등 커피숍도 몇개 있는 것 같았다. 호텔 근처에 작게라도 이런 게 있으면 좋긴 하다.

     

     

    이제 다리만 건너면 호텔이다. 날씨는 한국보다는 춥지 않다. 그래도 강가라 그런지 바람은 제법 분다. 그래도 이 정도면 너무 양호하다. 

     

     

    호텔 정문에 도착했다. 옛날의 특1급 호텔 느낌이다. 크고 웅장하지만, 내부는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이 느껴진다. 

     

    호텔 직원들이 너무나 친절하고 나이스하다. 부담스러울 정도의 일본 특유의 서비스가 그대로 나타난다. 정문 앞에서 깔끔하게 생긴 벨데스크의 직원이 캐리어를 받아, 프론트데스크까지 안내해 주었다. 젊고 잘 생긴 프론트의 직원도 퍼펙트하게 체크인을 도와줬으며, 마스크를 쓴 여자 직원분이 객실까지 캐리어를 낑낑 끌면서 동행해 주었다. 모두 야사시이했다. 세월의 흔적이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의 인상적인 체크인 과정이었다.

     

    호텔에서 체크인 할때는 영어를 썼다. 괜히 어설프게 일본어를 쓰면, 답을 하나도 못 듣는다.

     

     

    객실 내부 역시 매우 클래식하다. 의자, 테이블, 침대, 화장실, 조명까지 매우 정감어린 느낌이다. 이 곳을 숙소로 정한 이유는 일단 방이 비교적 큰 편이라는 것과, 오사카성 뷰가 나온다는 부분 때문이었다. 오사카성이 생각보다는 작게 보이긴 했지만,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 

     

    오자마자, 짐을 정리한다. 옷들을 옷걸이에 걸고, 세면도구를 정리하고, 가방들을 한 쪽 구석에 몰아넣었다. 이미 늦은 시간이라, 첫 날은 그냥 가볍게 저녁을 먹고, 일찍 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인근 편의점으로 향한다.

     

     

    다행히 1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제법 큰 세븐일레븐이 있다. 맥주, 과자, 샌드위치, 빵, 캬라멜 등등을 샀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점원들이 모두 산타 복장을 입고 있었다. 확실히 분위기도 살고, 괜히 기분도 좋아진다.

     

     

    일본 편의점 음식들이 맛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긴 했다. 특히, 기대없이 구입한 가츠산도가 정말 맛있었다. 여행 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먹어봐야겠다.

     

     

    맥주를 마시면서, 창틀에 발을 뻗고, 멀리 오사카성을 바라본다. 난바나 우메다 보다 이 곳을 숙소로 정한 건 너무 잘한 것 같다. 

     

     

    호텔은 좀 건조한 편이다. 수건에 물을 적셔서 바닥에 깔아두고 자야겠다. 

     

    내일부터 정말 재밌는 여행을 해보자.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