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맞이 유럽여행을 준비했다.
체코 프라하, 독일 뮌헨을 여행하고,
스위스를 매우 중점적으로 여행할 계획이다.
오전 10시 45분 비행기라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다.
마일리지 탈탈 털어서 가는 여행이다.
이제부터는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단순한 변심이다.
남아있는 라운지 이용권도 다 털어냈다.
라운지 사실 별 거 없긴 하지만, 안가면 또 허전하다. 이것 저것 대충 주워먹으면서 탑승시간을 기다린다.
비행기는 1시간 정도 지연이 되었다. 뭐 전혀 상관없다.
타자마자 항상 선호하는 좌석. 맨 뒷자리에서 의자를 뒤로 끝까지 젖혔다.
밖은 추적추적 비가 온다.
대략 열흘 전부터 여행지 날씨예보를 조회했었고, 비소식이 잦아서 좀 암울했었는데,
최근 버전의 예보는 거짓말처럼 날씨가 좋다.
확실히 여행에도 운은 필요하다.
기간과 횟수를 늘리면, 좋은 운이 있을때 꼭 그에 상응하는 나쁜 운도 있게 마련일테지만,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행운만 따랐으면 좋겠다.
비행기 안에서 하늘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유난히 하늘과 구름이 너무 이뻤다. 머리가 비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최애 영화중 하나인, 건축학개론을 다시 한번 보며 간다.
예전에는 비행기에서 잠이 더 이상 오지 않으면, 김건모 3집을 들으면서 갔는데, 언젠가부터 김건모 노래들이 없어졌다.
왠지 앞으로는 계속 건축학 개론을 보면서 가게 될 것 같다.
유럽 상공까지 왔으니, 도착까지는 이제 얼마 안남은 것 같다.
이제 체코 땅이 보인다.
13시간 비행기타고 공항에 도착해서도 이상하게 별로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도 초행길에는 긴장을 좀 하나보다. 좀 그런 스타일이긴 하다.
웰컴 메시지가 중요하다. 이제 여기서부터가 진짜 여행의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가봤던 유럽 공항들의 카트는 왜 유료일까. 훔쳐가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가...
그래서 그런지, 이용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공항에서 영업하는 택시를 타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랩으로 이동한다. 공항에 별도의 그랩을 위한 공간이 있다.
공항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아서,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체코는 왠지 동유럽의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사용자 편의 따위는 신경 안쓸 것 같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출발이 좋다.
여행지에는 오후 시간에 도착하는 게 가장 베스트인 것 같다.
그랩 안에서 또 생각없이 프라하의 풍경들을 보며 가는데, 지는 해와 뭔가 조화가 좋았다.
고심끝에 선택한 프라하의 유니타스 호텔이다.
옛 수도원 건물을 리모델링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입구가 너무 마음에 든다.
계단에서 그냥 캐리어는 번쩍 들고 가야 한다. 이런 유럽적인 상황이 너무 좋다.
왜냐면 나는 이런게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층고가 정말 엄청나게 높고, 보기보다 호텔 규모 자체가 크다. 그래서 객실까지 많이 걸어야 했다.
주차장과 정원을 중심으로 건물이 빙 둘러진 구조이다.
그래서 어떤 객실이건, 정원과 맞은편 건물이 보이게 될 수밖에 없다.
그냥 건물뷰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조용해서 좋았고, 나무 조경도 마음에 들었다.
객실 주변을 조금 돌아본다. 호텔 맞은편이 바로 경찰서 인 것 같다.
뭐 별일 있겠냐만은, 치안에 있어서 심적인 안정감을 줄 것 같기도 하다.
역시 건물 높이는 대략 6~7층 수준이지만, 빼곡하게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전형적인 유럽 도시의 빡빡한 느낌이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매우 많다.
Beef Bar라는 사전에 찜해둔 곳으로 저녁을 먹으러 간다.
숙소와 가깝고, 구글 리뷰도 너무 좋은 곳이다.
안쪽에 주방을 바라볼 수 있는 테이블로 안내 받았다.
스테이크, 햄버거, 콜라, 맥주를 시켰고, 잠시 후에 빵이 나왔다. 그냥 쏘쏘한 수준이다.
맥주는 맛있었지만, 약간의 허기와 지친 상태에서는 어떤 맥주를 마셔도 다 맛있을 것 같긴 하다.
맥주가 조금 씁쓸한 것 같기도 했으나, 문제 없이 맛있었다.
폴드 포크 버거와 등심쪽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버거는 별로였으나, 스테이크는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한국의 70% 수준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해가 진 후, 다시 한번 거리를 걸어본다.
프라하가 예쁘다고 하는데, 난 오히려 투박한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그게 오히려 매력인 것 같다.
좀 더 많이 봐야 알겠지만, 일단 첫 인상은 그랬다.
우리가 유럽 동시 하면 막연히 떠올리는 장면이다.
트램과 벽돌길, 각종 조각상으로 장식된 건물.
다른 여행객들도 그렇게 느끼는지, 저 국립오페라극장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
블타바로 불리우는 프라하를 관통하는 작은 강이다.
저 멀리 프라하 성이 보인다. 이곳의 통치자 살면 딱 좋을 위치 같다.
도시에서, 밤에 강을 바라보는데, 어딘들 안좋겠냐만, 이 곳도 매우 좋다.
객실은 만족스러울 정도로 넓은 편이다.
인테리어는 그냥 단촐하게 가구 몇개 배치한 수준이지만, 객실은 일단 면적이 중요하다.
시차 때문에 수면에 애로사항이 분명 있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잘 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