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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콕 한달살기 3 - 람부뜨리
    My Favorite/방콕 여행 (23.1월) 2023. 1. 1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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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어학원 가는 날이다. 어제 편의점에서 산 음식들을 테라스에서 먹고 나갈 채비를 한다.

    지하철 한 정거장만 가면 된다. 나나역으로 향한다. 이 곳은 정말 정신이 없다. 시끄럽고 너저분하다. BTS에서 내려 최대한 신속하게 학원 건물로 걸어간다.

    이 건물에는 여러 학원들이 몰려있다. 약속한 시간이 될때까지 로비에 앉아 있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엘레베이터를 탔다.

    일찍 간 탓인지 학원은 조용했다. 안내해주신 아주 친절한 스탭의 도움으로 마음 편히 대기할 수 있었으나, 아이는 긴장이 많이 됐는지 휴대폰 게임에 몰입했다. 이해해주자.

    외국인수강생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느낌상 태국인, 인근 동남아 사람, 러시안, 중국 에서 많이 오는 것 같다.

    9시가 다가오자 드디어 선생님과 만나게 되었다. 60대 할아버지 선생님이다. 젊은 사람보다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낫겠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큰 컨선은 없긴 했다.

    나는 이제 부득이하게 생긴 2시간을 혼자 인근의 WWA라는 커피숍에서 보낸다. 사전에 검색을 통해 알게된 곳이다. 커피도 너무 맛있고 분위기도 시원스럽다. 친절한 스탭.
     
    외국인이 많았고, 영어로 유창하게 대화하는 방콕사람들도 많았다. 

    시장이 좋다. 별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주변의 소음들이 아직도 들린다.

    유치하지만 해외에서 매매하는 것이 꿈 중 하나였다. 이 순간이 너무 좋다.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수업 끝나는 시간에 맞춰 다시 어학원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아이는 표정이 좋았다. 일단은 한 고비가 넘어가서 좋은건지 선생님과 수업내용이 정말 괜찮았던건지는 모르겠다. 그런 디테일한 이야기를 해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어쨌든 일단 나도 한숨 돌리게 된다. 그래 기분도 좋은데 초밥이나 실컷 먹으러 간다.

    스시 익스프레스라는 아속역 터미널21에 위치한 스시집이다. 예상은 했지만 들어가자마자 직원들이 힘차게 이랏샤이마세 를 외친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접시당 1200 ~30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맛있지는 않다. 현지의 입맛에 맞춰져 있다. 미소에는 연어가 듬뿍 들어가있고 스시에는 와사비가 안발라져 있고 밥의 양은 많았다. 생선은 무르다. 살짝 달기도 하고 비리기도 하다. 그래도 아이는 한국보단 못하지만 먹을만은 했다고 한다.

    배불리 먹고 호텔로 돌아간다. 2시부터는 온라인과외를 해야한다. 바쁘다. 나는 쾌적한 학습환경 조성을 위해 또 나가 있어야 한다.

    주변 산책을 해본다. 조용한 이 동네에는 군데군데에 예쁜 가게들이 있다.

    2층으로 된 주방, 가전용품 샵에 위치한 카페에 가봤다. 제법 고급스럽고 에어콘이 너무 시원하다.

    잉글리쉬 메뉴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태국어 메뉴에서 아이스 잉글리쉬 티를 손으로 가르키며 추천까지 해준다. 더운 날씨에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주문했다.

    과외가 끝나서 아이는 더욱 홀가분해졌다. 이 기세를 몰아 람부뜨리로드로 가보자. 사실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동네같지만 한번 가보는 거다. 여기까지 왔는데 안가볼 수는 없다. 지금이 타이밍 같았다.


    한국에서 그랩 앱을 미리 깔아두었다. 그랩이 일반 미터기 택시보다 조금 비싸다고 하는데, 난 그냥 비싸도 편한게 좋다. 많이 비싸지도 않다.
    이런 분위기 사실 좋아한다. 한동안 느껴보지 못했다. 거리를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아진다. 어린 나이에 좀 더 많이 경험했어야 했는데..
     




    거리에 여러 냄새가 막 섞여있어서 어떤 게 대마 냄새인지 모르겠다. 여기는 모든게 섞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1층 통유리로 된 타투샵에서 근육질의 서양남자가 시술을 받고 있고, 그 앞으로는 아줌마가 유모차 끌고 지나가기도 하고.. 그런 잡탕스러운 분위기가 너무 좋다.



     
    카오산 쪽의 맥도널드를 갈 뻔 했으나 다행히 다른 햄버거집을 찾아보는걸로 서로 잘 합의했다.
    타이음식, 서양음식 등 다양한 종류가 구비된 레스토랑 아무곳이나 갔다. 그냥 햄버거가 메뉴에 있어서 들어갔다




    맛이 좀 떨어질 것은 각오했다. 내가 오너여도 음식에 대한 공은 별로 들일 것 같진 않다. 이름이 기억 안나는 이 식당은 람부뜨리 메인길에 있어 트래픽이 너무 좋고 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문화가 있는데, 음식 맛까지 좋을 것을 기대하면 안될 것 같다.
    치즈버거, 바나나프라페, 쏨땀, 태국식 덮밥, 맥주 큰거, 콜라. 언발란스한 조합으로 시켜서 4만 5천원 나왔다. 싸진 않지만 비싸서 못사먹을 정도도 아니다.



    원래 같은 음식을 좀 비싸게 지불해서 먹는 걸 안좋아하는 편인데, 좀 고쳐먹자. 조그만 거 아끼다가 그릇 작아진다. 더 벌면 되지. 편의성이라는 가치에도 돈을 지불하자.
     
    이 곳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아이 눈치가 보인다.

    그랩을 다시 잡아타고 호텔로 갔다. 업되었던 기분이 천천히 차분해진다. 택시안에서 바깥 경치를 생각없이 바라보니, 드디어 태국에 와있는 느낌이다.

    점점 사람들이 왜 태국에 열광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한 짧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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