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 2 - 벨렘, 아주다 궁전
한국에서 캐리어에 넣을까 말까했던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는다.
블루투스 스피커도 너무 잘 가져왔고, 컵라면도 너무 잘 가져왔다.
물론 외국에서도 컵라면 살 수 있지만, 뭔가 맛이 좀 다른 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벨렘 지구로 간다.
이날도 날씨가 좀 꾸리꾸리하다..
그래도 잔잔한 바다를 보면서 30분 정도 라이딩을 하니 기분 좋다.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나따 가게로 향한다.
아마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벨렘 쪽으로 가는 이유일 것이다.
특별하게, 월등하게 나따 맛이 좋다고 해서 너무 기대가 되었다.
다행히, 별도의 테이크어웨이 카운터에 가서 줄 없이 바로 살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꺼내 먹는다.
진짜 맛있긴 하다.
하나 더 사고 싶을 정도로...
벨렘 지구에는 제로니무스 라는 수도원이 있다.
리스본에서 본 건물중에 가장 위용있는 느낌이다.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외관만 걸어가면서 구경한다.
비까지 부슬부슬 내려서, 뭔가 더 분위기가 좋다.
비가 살짝 잦아들기를 바라면서,
근처에 기념품 샵에 잠깐 들렀다.
이 곳은 확실히 리스본의 중심부와는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조용한 주거지 느낌?..
벨렘탑도 관광 명소인데,
그냥 한번 둘러보기 괜찮다.
건물도 건물이지만,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산책하는 기분이 좋다.
뭔가 건물을 막 만든 것 같은 느낌이다.
점심때가 되어, 근처에 식당으로 향하는 길이다.
아파트 단지도 우연찮게 구경할 수 있었다. 진짜 이 곳 사람들이 사는.. 이런 공간이 사실 더 좋다.
이것저것 많이 팔고, 약간 비싼.. 그리고 관광객들이 많이 들릴 것 같은 식당으로 왔다.
일단 작은 맥주를 마신다.
뭔가 해물탕에 밥을 말은 느낌의 음식이 나왔다.
한국의 해물탕에서 왠지 마늘이 빠지고, 해산물 특유의 쓴맛이 들어간 것 같은 맛이다.
얼큰하고 맛있게 먹었다.
한국에서 혼자 오신 여성분이 음식을 시켰다가, 너무 많아서 좀 나눠주셨다.
이것도 역시 얼큰한 해물탕의 느낌이 나고, 입에 잘 맞는다.
그냥 이런 동네 구경만 해도 난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처음 와본 리스본인데, 핵심적인 관광 스팟은 살짝이라도 맛보는 게 좋겠지만..
리스본은 예상 밖의 언덕이 많아서, 우버 또는 볼트를 타고 이동하기 좋다.
결정적으로 가격이 일단 저렴하다.
날씨는 아직도 좀 먹구름이다..
여행와서 날씨 안좋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숙소로 잠시 돌아왔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지만, 근처 카페로 커피를 마시러 나간다.
낡은 건물이지만, 뭔가 분위기가 좋을 것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라떼를 시키고 가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아프리카에서 오신 흑인여성과 이 곳 본토 남성 2명이 일하고 있다.
모두 착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내 입에 커피 맛은 별로...
추측이지만.. 왠지 북유럽적인 느낌이 나는것 같다.
비가 계속 오니, 그에 맞는 곳을 찾아서 가야한다.
아주다 라는 예전 포르투갈 제국의 궁전 안을 구경하기로 했다.
무슨 리스보아 카드? 같은 교통권이 있으면 무료입장이라고 하는데,
그게 없어서.. 돈을 내고 들어갔다.
가격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싸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입구에 앉아계신 조금 나이있으신 아줌마도 전형적인 유럽의 공무원 느낌이 났다.
유럽 여행하면서 사실, 이런 궁이나, 수도원, 성당 같은 곳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데,
와보기 잘했다는 생각이다.
일단,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침착하게.. 천천히 구경하기 좋다.
뭔가 정말 몰두하면서.. 잡 생각이 날 틈 없이 구경했다.
그 당시 중국에서 수입했던 것 같은 물건들도 꽤 보였다.
예전 유럽의 왕가나 귀족들은
중국이나 일본의 문물에 대한 판타지, 동경 같은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정말 맞나보다.
연회장 같은 곳인 것 같다.
실제로 보면 정말 압권이다. 너무나 화려하다.
1시간 정도만에 관람이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은 느낌이다.
보통 이런 곳은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지겨워지는데, 이 곳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아마 거의 첫 궁전 관람이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궁전 밖을 나오니, 왠지 타임머신을 탄 느낌까지 들었다.
왠지 살짝 구름이 걷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한번 알칸타라 전망대로 택시를 타고 간다.
당연히 날씨가 맑으면 더 좋았겠지만,
나름 이런 뷰도 괜찮은 것 같다.
비가 이제 대놓고 강하게 내리기 시작한다.
잠깐 처마 밑으로 피신해 있었다.
비가 멈춘 것 같아, 천천히 저녁먹으러 피자집으로 향한다.
피자 집으로 가는 이 길이,
리스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기 전에 딱 포르투갈의 이런 분위기를 기대했었다.
비가 멎은 직후의 저녁...좁은 거리.. 돌길...언덕.. 양 옆으로 들어찬 옛날 건물들..
Mamma Gaia Pizza 라는 곳을 찾아왔다.
피자집은 평점 볼 필요없이, 거의 실패가 없다고 생각한다.
힙스터 느낌의 이탈리아 아저씨와 인도 쪽에서 오신 두 분이 운영하시는 것 같다.
역시 맥주와 함께, 맛있게 배불리 잘 먹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