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여행 3 - 피르스트, 바흐알프제
간단한 조식을 먹고 또 오늘의 일정을 준비한다.

커피를 들고 나와, 높은 산들을 보면서 아침을 시작한다.

이제 이 풍경이 약간 익숙해졌다.

오늘은 피르스트로 놀러간다.
숙소 근처에 있는 곤돌라역에서 타고 두세개의 정류장을 거쳐, 피르스트로 향한다.

피르스트. 이 곳은 좀 더 아찔하게 스위스의 산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절벽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철제로 된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 곳은 사진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어서, 간단하게 사진 정도 찍고,
찜해뒀던 바흐알프제 쪽으로 1시간 정도 하이킹을 할 생각이다.

스위스 하이킹이 좋은 점은,
풍경도 풍경이지만, 가벼운 단화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거글레처, 멘리헨 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무념무상.. 그냥 계속 걷기만 한다.

걷고, 사진찍고...

이 곳도 그냥 흙길이다.

아직 오전이라 그런가, 그렇게 덥지 않아서 좋다.

1시간 정도 걷다보면 바흐알프제가 나온다.

깨끗한 호수 2개가 절묘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멀리 보이는 설산과 시냇물..

호수 근처에 앉아 하염없이 휴식을 취한다.

너무 조용하다.극한의 고요함이 느껴진다.

햇볕의 방향 때문인지. 반대편 호수는 햇살에 비친 호수가 정말 예술이다.


이렇게 완벽한 자연을 완벽하게 잘 지켜내다니, 참으로 놀랍다.

간혹 자전거로 올라온 사람들도 보인다.

내려가고 싶지가 않다.

누워만 있어도 지겹지가 않다.

너무나 아쉽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피르스트로 향한다.

같은 길로 하산하는 걸텐데, 또 느낌이 많이 다르다.

유럽 쪽에서 온 여행객들은, 아이들에게도 중등산화를 신게 한다.
힘들어하는 내색없이, 웃는 얼굴로 엄마아빠와 같이 등반하는 게 너무 보기 좋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피르스트에 도착해서, Bort라는 역으로 곤돌라로 이동을 한 후,
트로티바이크라는 씽씽이 비슷한 서서타는 자전거를 타고, 그린델발트까지 이동했다.
여행 중에 작은 액티비티는 확실히 기분이 전환에 좋다.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좀 쉬었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근처 이태리 식당으로 향한다.

문 앞에서 대기해야 한다.
자리도 아직 많고, 직원 분도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인식했지만,
유럽 식당에서는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고 배웠다.

야외에서 가장 좋아보이는 테이블로 안내해 주셨다.

가격이 매우 사악한 정도는 아니어서, 기분 좋게 주문했다.

오늘이 그린델발트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이다.
이 곳에서 너무 오랫동안 일정을 잡은 건 아닐까, 염려했었는데,
오히려 짧다고 느껴졌다.

샐러드와 피자를 흡입하듯 먹는다.

스위스에서 피자를 좀 많이 먹은 것 같긴 하지만,
역시 피자는 왠만해서는 저렴하고 맛있다.
이렇게 그린델발트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마무리하고,
내일 베른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