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 여행 2 - 프리미어 빌리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또 수영장으로 나가본다.
에어콘을 잠시 벗어나게 되어, 따뜻하다.
근데 5분만 지나도 후끈한 느낌으로 바뀐다.
벌써 살짝 땀이 날 정도이다.
어차피 아침을 먹고 바로 수영을 할 예정이라 상관없다.
간단히 양치 정도만 하고, 다시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한다.
뷔페의 메뉴는 어제와 동일하다. 쌀국수가 괜찮았어서, 우선적으로 먹는다.
아무래도 뷔페 식당에서는 많이 먹게 된다. 국수를 먹었지만, 밥도 먹는다.
아침에도 고기는 잘 들어간다. 특히 푹 삶은 족발이 너무 맛있다.
이제 세일링 클럽을 떠나야 한다.
간단히 수영을 하고, 숙소를 옮기기 위해 짐을 싼다.
에어콘이 없는 프론트데스트에서의 체크아웃 과정이 조금 늘어져서, 진이 좀 빠졌다.
어찌됐건, 그랩을 타고, 20~30분 정도 프리미어 빌리지 라는 리조트로 이동한다.
이 곳은 푸꾸옥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리조트에 도착했지만, 체크인 시간 전이라, 짐만 맡기고, 버기를 타고 리조트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바다를 접한 엄청나게 큰 리조트라 천천히 구경할 것도 많다.
코코넛 따서 먹는 액티비티도 가능하다.
무료로 가능은 하지만, 구글에 후기 정도는 남겨줘야 한다.
인접한 바닷가를 산책해본다.
바닷바람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못견딜 정도의 더위는 아니었다.
그래도 덥긴 덥다. 에어콘이 절실해질때쯤, 리조트 내에 위치한 카페에서 가서, 맥주를 마신다.
가격이 기억나진 않지만, 거의 한국 수준이다...
드디어 체크인 시간이다. 객실은 역시 독채 형식이다.
딱 예상 가능한 전형적인 동남아의 풀빌라이다.
시원한 대리석을 맨발로 밟는 느낌이 좋다.
엄청 넓고, 높고, 깨끗하다.
뷰도 좋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돈을 좀 더 주면, 바닷가 바로 앞의 풀빌라를 예약할수도 있다.
근데 이 곳은 우거진 수풀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세일링 클럽 리조트 보다 이 곳이 좀 더 동남아스러운 분위기이다.
리조트 부지가 너무 커서, 거의 무조건 돌아다니는 버기카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가고 싶은 곳을 얘기하면 되는데, 잘 모르겠으면, 기사님들이 추천도 잘 해준다.
거의 프라이빗 비치처럼 사용이 가능한 바닷가에 가보았다.
사람도 별로 없어, 맘 편하게 쉬기 딱이다.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고, 패들링도 하고.. 제법 놀거리도 많다.
첫번째 숙소보다는 난 이 곳이 좀 더 맘에 든다.
날이 어둑어둑해질때까지 놀다가, 근처 펍 같은 곳에서 또 맥주를 마신다.
먹고 수영하고 마시고 산책하고 앉아서 쉬고..
이런 단순한 패턴을 즐긴다.
피자는 거의 왠만해서는 실패하지 않는다.
짭짤하고 맛있는 평균 이상의 피자였다.
햄버거도 패티가 유난히 맛있다.
이 정도의 음식이라면 이 리조트에 오랫동안 머물러도 문제 없을 것 같다.
소소하지만, 이런 곳에서 마쉬멜로도 구워 먹을 수 있게 해놨다.
뜨뜻한 아침이 또 밝았다. 수영을 하면 잠이 잘 와서, 아침이 너무 개운하다.
그리고 또 조식을 먹으러 나선다.
쌀국수에 각종 향신료를 많이 넣어 먹어본다.
반복되는 베트남 리조트 생활에 이제 적응이 된 느낌이다.
부페에서 많이 먹어도 된다. 어제도 수영을 많이 했고, 오늘도 많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또 생각없이 뷰를 감상한다.
한번 더 책읽기에 도전해보지만, 역시나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조경에 인위적인 힘을 주지 않아 좋다. 그냥 엄청나게 울창하다.
살짝 시내 쪽으로 나가보려 한다.
그랩을 부르는데, 내가 있는 곳의 위치를 잘 못 찍는 바람에 기사님을 좀 힘들게 했다.
겨우 겨우, 프론트 직원의 도움을 받아 캔슬하고, 다시 차를 불러 해결하긴 했지만, 조금 미안하긴 했다.
그래도 별일 아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차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바닷가 근처에 무언가를 조성해놓은 곳이 있다.
너무나 인위적인 느낌의 유럽식 건물들이 쭉 늘어서 있고, 입주한 가게들도 별로 없다.
뭔가 좀 야심차게 계획했으나, 크게 실패한 느낌의 동네이다.
놀이공원 아니면 아울렛 건물같은 것들이 쭉 늘어서 있다.
우와 소리는 나오지 않지만, 그냥 가볍게 걸으며 사진찍기 좋게 되어 있다.
유일한 문제는 너무 덥다는 것이다.
밤에 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밤에는 가게들이 많이 영업하면서 관광객들도 많이 몰렸을 것 같기도 하다.
땡볕에 이 곳을 걷는 사람은 거의 단 한명도 없는 수준이다.
그늘에서도 조차 너무 덥다.
사실 스타벅스가 있다는 걸 미리 알고 갔기에,
이 더위가 그다지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스타벅스 안에서 시원한 에어콘으로 체온을 좀 낮추고,
야외 자리로 이동해 본다.
바닷바람이 불어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또 그다지 덥지 않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수준이라, 살짝 스마트폰으로 음악도 틀어놓으며 여유를 즐긴다.
아이스 돌체라떼를 주문했는데, 한국과 맛이 똑같아서 너무 다행이다.
달콤한 게 몸에 들어오니, 또 힘이 난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수영을 한다.
메인 풀장에서 정말 신나게 놀았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던 순간이다.
피부가 탈 것 같은 걱정이 순간순간 들기도 했지만, 그냥 신경 안쓰려고 노력했다.
너무나도 아쉽지만, 오늘 밤에 공항에서 또 비행기를 타야한다.
저녁쯤에 마사지를 예약했다. 마사지 가게에서 직접 차까지 대령해준다.
심지어 마사지가 끝나면, 공항까지도 데려다 준다.
시간 맞춰, 체크아웃을 하고, 마사지 차를 기다리며, 프론트 데스트 주변을 좀 둘러 보았다.
해가 질 무렵이라, 여행의 즐거움과 아쉬움을 더욱 배가시켜 준다.
이제 슬슬 여행을 마무리 해야겠다.
마사지 숍으로 이동해서 피로도 풀고,
근처 로컬식당에서 먹은 음식들도 맛있게 먹었다.
비행기 출발시간보다 좀 많이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했지만, 기다리는 시간도 나쁘지 않았다.
대한항공 라운지가 없는 대신, 쿠폰 같은 걸 나눠준다.
비행기에서 숙면을 취하기 위해 그걸로 또 맥주를 마셨다.
고민이 많으면, 고민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고민을 잊어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왜냐면, 고민의 대부분은..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단순 반복적인 휴양 여행을 최고의 방법으로 추천하고 싶다.
고민은 나중에 이 곳 동남아에서 모두 다 잊혀지게 될테니,
일단은 현재를 열심히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