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 여행 1 - 세일링 클럽 리조트
좋은 리조트에서 수영하고, 맛있는 음식먹고, 바다 보러 가고 싶으면,
사실 그 곳이 어디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
베트남 푸꾸옥도 그런 곳일 것이다.
리조트에서 수영하고, 바다가고, 지겨워지면, 시내 쪽으로 잠깐 나가,
야시장에서 로컬 분위기 느껴보고, 저렴하게 식사도 하고, 마사지도 받고...
사실 이 정도의 코스는 우리에게 알려진 동남아 해변도시에서는
대부분 충족이 가능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나쁜 평들이 많은 여행지도 많겠지만,
크게 개의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그런 리뷰들을 기준으로 힘들게 여행지 고를 필요없다.
여행지에서 좋은 것만 바라보거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줄만 안다면...
라운지에 가서 음식과 휴식을 즐긴다.
사실, 대한항공에 푸꾸옥 직항이 생겼다는 게 놀랍다.
다낭이야 워낙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도시라고 해도, 푸꾸옥은 사실, 조금 뜨다 만 느낌이 드는 휴양지이기 때문이다.
5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간다.
도착하면 늦은 밤이니, 비행기에서 너무 많이 자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푸꾸옥 노선은 왠지 곧 없어질 것 같다. 빈자리가 여기저기 많고, 덕분에 조금 편하게 갈 수 있었다.
푸꾸옥은 베트남의 서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베트남보다 캄보디아와 좀 더 가깝게 위치해 있다.
지도로 봤을때, 뭔가 고립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엄청 더울 것 같은 느낌이다.
공항에 내려, 숙소까지는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다.
심야에 낡은 승합차를 타고, 이 작은 베트남의 섬에서 약 20분 정도 숙소를 향해 이동한다.
묘하게 설레인다.
어둡고 거친 길을 조금만 가면, 고급스러운 리조트가 기다리고 있다.
역시나 숙소는 좋다. 그냥 숙소 때문에 오는 거다.
피곤해도, 짐은 정리정돈을 해두고 자는 게 좋다.
어쩌면 첫날 리조트에서 맞는 아침이 최고의 순간인 것 같다.
실내에서 시원하게 에어콘 쐬다가, 수영장 쪽으로 나가는 순간 느껴지는 뜨거운 습기...그게 너무 좋다.
베드에 가만히 누워서 잠시 내가 지금 여행중이라는 현실을 천천히 받아들인다.
밤에 봤을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세일링 클럽 리조트라는 곳이다.
여러 리조트들중에 내 기준에는 다들 비슷비슷하게 좋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가장 최근에 오픈한 곳이 조금이라도 더 좋을 것 같다.
아침을 먹으러 간다. 식당까지는 걸어서 1~2분 정도의 거리인데도, 엄청난 더위가 느껴진다.
대낮엔 어느 정도의 수준일지.. 살짝 겁이 날 정도이다.
여기저기 커다란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고, 에어콘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괜찮다.
음식은 일반적인 수준이지만, 나는 만족스럽다.
부페는 사실 한두가지 정도만 맛있어도, 그것만 집중적으로 먹으면 되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다 괜찮다.
무조건 괜찮다고 스스로 세뇌시키는 게 아니라, 이 정도면 매우 준수한 조식 레스토랑이다.
배불리 조식을 즐긴 후, 바로 수영을 한다.
이런 곳에서 책을 보는 서양인들의 여행행태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에서 책도 가지고 왔는데,
정말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그냥 물놀이만 한다.
물놀이를 하니, 또 배가 고파졌다.
중식을 먹는다.
조식 먹었던 바로 그 레스토랑으로 간다.
이런 저런 베트남 음식들이 코스로 나온다.
라임과 고수와 피쉬소스를..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난 솔직히 이제는 베트남, 태국 음식이 정말 먹을만 하다.
가끔은 너무 맛있는 메뉴들도 접할 수가 있다.
하지만, 디저트로 류는 아직 익숙하지는 않다. 그래도 어찌됐건 남김없이 다 먹는다.
오후에는 슈퍼마켓으로 가서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사고, 마사지도 받았다.
한국인이 사장인 곳이 여기저기 엄청 많다.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 마사지의 만족감은 운에 맏길수 밖에 없다.
그래도 가격이 다들 비슷하게 저렴한 편이라, 크게 실망할 일 역시 없다.
저녁은 사전에 예약해둔 불쇼를 보러 간다.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의 자리를 예약하고, 불쇼도 볼 수 있는 패키지이다.
숙소에서 셔틀이 운영된다. 5분 정도면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바닷가를 마주한 레스토랑은 거의 무조건 다 좋다.
에어콘이 나오지는 않지만, 바닷바람이 불어서 덥지는 않다.
그렇다고 시원한 느낌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럴땐 맥주를 마시면 된다.
이것 저것 막 시킨다.
확실히 상대적으로 가격대는 좀 있다. 그래도 이것 저것 막 시킨다.
도시 사람은 필연적으로 자연을 좋아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난 아직은 산이나 숲보다는 바다가 좀 더 좋다.
밤에 해가 떨어지니까, 바다가 더 아름답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면 불쇼가 시작된다.
베트남 남녀 두분이 공연을 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볼만하다. 기분 전환 된다.
숙소까지 그리 멀지 않고, 밤이라 덥지도 않아, 천천히 걸어간다.
리조트에 도착해서, 이리 저리 조명을 바꿔본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어서, 음악도 제대로 감상해본다.
하루 종일 먹고 쉬고 수영만 한 것 같은데도, 길게 느껴진 시간이다.
머리도 완전히 비워지는 느낌이다. 정말 기분 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