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뮌헨 여행 3 - 구시가지, 군사박물관, 칸티나
이제 구시가지 쪽으로 걸어가본다.
프라하에서는 나름 유명하다는 곳은 이곳 저곳 워킹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되는 것 같다.
프라하의 시계탑은 여기저기 프라하 관광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근데 거의 유럽쪽은 어느 동네건, 저런 형태의 시계가 있는 것 같다.
크게 특별한 것은 없지만, 보통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살짝 스치듯 보고 패스한다.
구시가지는 정말 사람들이 많고, 건물이 아름답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도시답다.
많은 사람들이 노천에서 커피와 맥주를 마시고, 식사를 한다.
돌길을 걷는 기분도 좋다.
그것만 잠시, 잠깐 갈 길을 잃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이런 때를 대비해서, 사전에 구글지도에서 프라하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몇 군데 알게 된 가볼만 한 곳 중
군사박물관을 가보기로 했다.
혹시 교통수단을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사전에 깔아둔 교통패스 앱에서 1회권 결제를 하고,
트램을 타고 간다.
트램은 에어콘도 잘 나오고, 쾌적한 편이다.
또한 다른 유럽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요금은 탑승자의 양심에 맡긴다.
프라하의 중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내려, 군사박물관까지 약간 걷는다.
오히려 중심부보다 그냥 이런 평범한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는 예쁜 거리가 훨씬 좋다.
약간의 언덕을 오르면, 군사박물관이 나온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입장을 하면, 친절한 안내직원이 영어로 관람 방법을 잘 설명해준다.
예전 동유럽의 차가운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나름 입구에서부터 충족을 시켜준다.
당연히 뭐라고 써있는지는 모르지만, 뭔가 희망적인 메세지는 아닐 것 같은 느낌이다.
체코 글자들 자체가 뭔가 좀 딱딱한 느낌이 있어서 그런가..
왠지 모를 위압감을 준다. 이런 느낌을 받길 원했다.
전시실 간 이동중, 좀 더 고압적인 느낌의 홀과 동상들을 볼 수 있다.
나의 발걸음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사람이 없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체코 공산주의 시절의 군 장교? 정도 될 것 같다.
이런 저런 그림들을 구경한다. 유럽 미술관에서 보는 에전 그림들보다 난 이쪽이 훨씬 마음에 와닿는다.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터 느낌을 재현해 놓은 전시실도 있다.
1~2시간 정도 정말 재밌게 구경했다.
이제 배가 슬슬 고파져, 그랩을 타고 칸티나라는 고깃집으로 향한다.
체코 여행을 가봤었던, 친한 후배의 소개로 알게 된 곳인데, 크고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관광객 뿐만 아니라, 현지인도 많았다.
3시 정도인데도,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단 자리를 잡고, 별도의 섹션에서 고기, 술 등을 주문해야 한다.
술은 직접 들고 테이블로 가야되고, 고기나 다른 메뉴들은 저렇게 번호표를 테이블에 두고 있으면,
딜리버리 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냥 추천해주는 맥주를 마셨다.
체코 맥주가 정말 맛있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맥주는 그냥 다 맛있는 거 아닌가 싶다.
우선 사전에 공부해 둔, 타르타르 라는 음식이 나왔다.
딱딱한 바게트 빵에 생마늘을 문지른 후, 육회를 얹어서 먹는 음식이다.
먹으면 먹을수록 매력이 있다. 처음부터 맛있지는 않다. 별미로써 괜찮다.
근데, 다시 체코에 가게 된다면, 다른 음식을 시켜볼 것 같다.
고기는 역시 맛있다.
이 곳 고기도 아르헨티나 쪽 고기를 구워서 그런지, 굉장히 밀도감이 있다.
너무 사람이 많아서 사실 편안하게 음미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는게 아쉬웠다.
그리고 사실, 고기는 전날 먹었던 비프바 라는 레스토랑의 고기가 좀 더 좋았던 것 같다.
오후에는 해가 좀 뜨거운 편이었다. 숙소에서 조금 휴식을 취한 후,
5시가 넘어 해가 슬슬질때쯤 작은 공원 쪽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이다.
슬로반스키라는 블타바 강의 작은 섬 같은 곳에 조성된 공원이다.
공원에 앉아 제법 오랫동안 머리를 비우면서 휴식을 취했다.
호텔스닷컴에서 보통 숙소 예약을 하는데, 이 곳은 실버 회원들에게 무료로 와인을 준다.
기대는 많이 안했지만, 생각보다 와인이 너무 맛있다.
엄청 싼 와인이겠지만, 괜찮은 피노누아 마시는 느낌이다.
생각치도 못한 부분에서 이번 프라하 여행의 또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창 밖을 보면서 하염없이 와인을 마시다보니, 어느덧 취기가 올라왔다.
여행에 있어, 좋은 술이 주는 만족감도 확실히 크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곳 프라하가 더 좋아지게 된다.